여순사건 희생자 72년 만에 무죄...국회, 특별법 제정해야
조현진 기자   |   2020-01-23

[신문고뉴스] 조현진 기자 = '여순 사건'은 제주 4.3사건과 함께 민간인들이 대거 희생된 대표적 비극적 사건이다. 또 잘못 알려진 내용이 지금도 오인된 상태로 남은 사건도 바로 이 사건이다.

 

19481019일부터 1027일까지 당시 전라남도 여수시에 주둔하고 있던 14연대 소속 남로당계 군인들이던 김지회 중위, 지창수 상사 등은 군의 제주 4·3 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항명, 제주출동에 나설 군인 2,000여 명을 반란군으로 무장, 반란을 일으켰다. 무장한 군인들은 경찰서 등을 공격, 경찰 74명을 살해하고 이 과정에서 민간인들도 상당수 희생됐다.

 

▲ 여순사건을 제조명한 MBC 다큐 '가려진 시간, 고여 있는 눈물'편 갈무리  © 편집부


이에 대한민국 정부는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전라남도 여수와 순천지역의 애꿎은 민간인들을 또 많이 희생시켰다. 기록으로 나타난 사실을 보면 반란군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은 150여 명, 정부측 진압 군경에 의해 희생된 민간안은 2,500여 명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승만 정부는 대한민국 정부 수립 2개월 만에 일어난 이 사건을 계기로 철권 통치와 반공주의 노선을 강화하였고 이후 예비검속 등을 통해 좌익들을 무참히 학살하는 역사의 비극을 남겼다.

 

그럼에도 이승만 정권은 이들 반란군들 소속부대였던 14연대 주둔 지역이 여수, 반란군에 의한 희생자가 다수 발생한 순천을 묶어 여수순천반란사건(여순사건)으로 불렀고, 이 명칭이 지금까지 불려오면서 그 지역민들이 신생 대한민국에 반대한 것으로 오인시켰다.

 

그런데 지난 20, 이 비극적 군인반란사건이 일어난 지 72년 만에 민간인 희생자 장환봉씨에게 무죄판결이 내려졌다. 이날 무죄거 내려진 장 씨는 철도 기관사로 근무하던 중 반란군을 도왔다는 이유로 다른 2명과 함께 체포되어 22일 만에 사형을 당했다.

 

이에 장 씨의 딸은 지난 2013년 아버지의 억울한 누명을 벗겠다며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고 대법원은 지난해 3월 장 씨 등이 적법한 절차 없이 체포·구속됐다고 보고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이에 재심이 진행되었으며 검찰은 지난해 12증거가 없다며 무죄를 구형했었다.

 

이날 광주지법 순천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김정아)기본적 인권을 보장해야 할 국가가 의무를 저버린 것이고 피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한 필요성이 절박해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 적용된 법조는 포고령 제2호 위반으로 포고령 2호의 내용은 적용 범위가 너무 광범위해 죄형법정주의에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또 장 씨와 함께 재심 재판 피고인이었던 신 모 씨 등 2명에 대해서는 재심 청구인들의 사망으로 종료됐다고 덧붙였다.

 

주승용 국회부의장

한편 이 같은 재판 결과가 나온 뒤 여수가 지역구인 주승용 국회부의장(여수을, 4, 국토교통위원회)23일 이 사건 민간인 희생자에 대한 재심 무죄판결에 따라 우리 국회가 특별법을 하루 속히 제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주 부의장은 이 같은 주장을 하면서 재판을 맡은 김정아 재판장이 국가권력에 의한 억울한 피해를 더 일찍 회복해 드리지 못한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는데, 진심이 담긴 김 재판장의 눈물에 가슴이 먹먹해졌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저를 비롯한 많은 국회의원들이 20년 전인 16대 국회부터 여순사건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해 노력해왔다하지만 여전히 뿌리 깊은 반공 이데올로기와 역대 집권세력의 반대로 인해 아직도 여순사건 피해자들은 명예회복도 하지 못하고 억울하게 세상을 떠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주 4.3사건은 특별법도 만들어서 진실규명도 하고 보상도 이루어지고 대통령까지 기념식에 참석해서 국가의 잘못을 사과하고 유족을 위로 하고 있지만, 제주 4.3사건과 연장선상에 있는 여순사건은 진실규명도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채 72년이라는 시간만 야속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얼마 남지 않은 20대 국회에 아직도 5개의 여순사건특별법이 계류 중인데 힘있는 여당인 민주당이 여순사건 특별법이 통과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당론으로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는 자유한국당도 아픈 역사의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함께 해야 한다고 동참을 촉구했다

댓글

i

댓글 수정 및 삭제는 PC버전에서만 가능합니다.

많이 본 뉴스

URL 복사
x
  • 위에의 URL을 누르면 복사하실수 있습니다.

PC버전 맨위로 갱신

Copyright 신문고.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