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당 대표와 혁신위원장의 대립이라는 특이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현재 당안팍으로 권력을 쥐고 있는 윤핵관과 중진들을 쳐내고 그 자리에 검핵관과 용핵관을 집어넣고 싶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 ▲ 이언주 전 의원 자료사진 ©인터넷언론인연대 |
16일 국민의힘 이언주 전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통령이 아예 당을 사당화시킬 거라는 건 이미 예견된 일"이라며 "(윤 대통령은)정치인을 믿지 않는다. 그러니 윤핵관과 중진들을 쳐내고 그 자리에 검핵관과 용핵관을 집어넣고 싶을 거다. 어쩌면 그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국민의힘이란 "껍데기"인 것이다"라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이날 이 글에서 "윤대통령 입장에선 대선도 전대도 끝난 마당에 윤핵관들이 쓸모가 없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하고 "자신을 지켜줄 사람들을 확실히 총선에서 수십명이라도 국회 들여보내는 게 과반득표보다도 중요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는 또 윤핵관들의 미래에 대해 "결국은 과거 이준석 나경원 안철수 등을 찍어낼 때처럼 그들도 찍혀내질 것"이라며 "분명 윤핵관들은 그간 호가호위하며 많은 이익을 누려왔으니 이제 물러나는 게 맞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음은 이날 이 전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대통령이 아예 당을 사당화시킬 거라는 건 이미 예견된 일이다. 그러니 의원들이 줄서봤자 의미없었다. 왜냐하면 대통령과 윤핵관들, 대통령과 당은 어떤 이상을 위한 동지적 관계가 아니라 권력을 향한 이해관계가 일치한 동업자관계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윤대통령 입장에선 대선도 전대도 끝난 마당에 윤핵관들이 쓸모가 없을 것이다. 더구나 그는 정치인을 믿지 않는다.
그러니 윤핵관과 중진들을 쳐내고 그 자리에 검핵관과 용핵관을 집어넣고 싶을 거다. 어쩌면 그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국민의힘이란 "껍데기"인 것이다.
게다가 윤대통령은 특별히 정치적 철학과 소신이 분명한 것도 아니니(기회주의적 포퓰리즘을 남발하는 걸 보면) 자신을 지켜줄 사람들을 확실히 총선에서 수십명이라도 국회 들여보내는 게 과반득표보다도 중요할 것이다.
영남지역구를 비우는 게 꼭 필요한 것이다. 아마도 결국은 과거 이준석 나경원 안철수 등을 찍어낼 때처럼 그들도 찍혀내질 것이다.
분명 윤핵관들은 그간 호가호위하며 많은 이익을 누려왔으니 이제 물러나는 게 맞다. 그리고 국정난맥상을 야기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ㅡ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거 뭔가 이상하다. 인요한 위원장이 잘하고 있는 건가? 그는 김기현 지도부가 임명했지만 사실상 비대위원당 행보를 보이며 누구보다 김기현 지도부를 효과적으로 무너뜨리고 있다. 그럼 그는 누가 임명한 건가? 누가 통제하는 건가?
아니, 그런데 본래 혁신을 왜 시작하게 되었나? 보선참패 때문이었다. 그러면 참패는 왜 하게 되었나? 수도권전체에 퍼진 반윤정서와 지도부가 대통령에 끌려다녀 명분없는 공천을 했기 때문이다. 즉 본래 혁신의 내용은 대통령의 변화와 당이 대통령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이어야 했다. 그런데 어느새 혁신은 토사구팽하고 영남의 지역구를 비워 당을 껍데기만 남기는 것처럼 되고 있다. 이게 뭔지 의아하다.
만일 인위원장 말대로 그것이 대통령의 뜻이라면, 윤대통령은 우선 정당활동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정신과 정당법을 위반한 셈이 된다. 윤핵관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말이다. 게다가 아무리 정치가 비정한 거라지만 윤석열대통령은 참으로 비정한 사람이다. 대선도, 전대도 끝나고 당도 장악되었으니 이젠 그들이 쓸모없어진 모양이다. 토사구팽...사냥이 끝났으니 사냥개는 필요가 없어진 거다.
바야흐로 총선을 앞두고 본격적으로 보수정당을 자기 당으로 사당화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야 그가 대선 때 실수로 내뱉은, 국민의힘에 오고싶지 않았다는 그 내심과, 얼마전 나온 녹취에서의 "당을 뽀개버리겠다는"라는 그 내심과 일치하는 것이다. 어쩌면 국민의힘 혹은 보수정당 자체가 토사구팽의 대상이었다. 결국 윤석열대통령은 보수정당을 내부에서부터 자멸시키고 있는 것이다.
MB정권과 박근혜정권의 정통성을 뿌리에서부터 흔들고 당이 키워낸 수많은 인재들을 찍어내고 정치생명을 끊어냈다. 그리고 남은 국회의원들을 자신에게 줄이나 서는 영혼없는 정치인으로 전락시켰다. 그러니 영혼없는 그들을 제거하는 건 식은 죽먹기가 되었다. 국민들도 당원들도 그들을 지켜주지 않을테니 말이다.
이제 총선에서 당의 잔존세력들을 당의 기반인 영남에서 뽑아내고 그의 호위무사인 검핵관들과 영혼없는 공무원들인 용핵관으로 채우는 순간 그의 "보수정당 궤멸 프로젝트"는 완성되는 것이다. 바로 그 보수정당의 열렬 당원들의 환호 속에 말이다.
웃지 못할 코미디다. 그리고 그것은 대한민국 정치 궤멸로 연결될 것이다. 어느덧 나는 양당의 중간지대에서 그들을 내려다보게 되었다.
나는 대선경선때 이미 눈치챘다. 윤석열후보가 대통령 그것도 국민의힘의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 중 하나로 그는 결국 대한민국 보수정당을 자멸로 이끌 것이란 경고를 했다. 그에게는 민주당도, 국민의힘도 그가 권력을 사유화하기 위한 그릇에 불과했다.
일개 검찰 고위직에 불과했던 그에게 이렇게까지 정치가 농락당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민주당이고 국민의힘이고 간에 권력을 위해, 상대를 치기 위해 검찰의 칼이 필요했던 정치권 덕분이었다. 그리고 진영병에 걸려 패싸움에 취한 나머지 상대를 죽이는 검찰의 칼끝에 환호하는 군중들 덕분이었다. 인간군상들의 폭주하는 욕망과 어리석음이 윤석열로 상징되는 잔인무도한 정치검찰, 신종 권위주의통치란 괴물을 만들어냈다.
그동안 대한민국이 쌓아온 정치의 역사는 파란만장하지만 발전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역사가 파괴되는 중이다. 그리고 그가 만든 검찰과 관료로 구성된 영혼없는 홍위병들은 대한민국을 공포와 절망, 정치혐오의 도가니로 몰아넣어 사회적 합의의 메커니즘을 파괴하여 나라의 역동성을 죽일 것이다. 국운이 본격적으로 추락하는 것이다.
이쯤되면 여러분도 이젠 눈치챌 것이다. 지금 우리가 어디쯤 와 있는지, 왜 여기 서있는지 말이다. 여기까지 와서도 정신 못차리고 여전히 자기 공천이나 눈앞의 현상에 목매달고 있는 자, 이 틈을 타 반사적 이익이나 누리고자 하는 자가 있다면 그는 지금같은 역사적 질풍노도의 시기에 정치를 할 역량도 배포도 안되는 것이니 속히 물러나라.
지금 우리는 거대한 역사적 반동의 물결 속에 있다. 정신 바짝 차리고 두 다리를 굳건하게 땅에 박고 서있지 않으면 이 물결에 휩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질 것이다. 우리 모두 현재 진행되는 반동의 물결에 굳건히 맞서야 한다.
작은 차이와 작은 이해관계를 넘어서서 그 반동에 맞서는 강력한 연대를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의 적은 여야 좌우 진영이 아니다. 그릇된 욕망과 우리 안의 비겁함과 우리는 싸워야 한다. 역사의 흐름, 눈앞의 현실 이면의 본질을 직시하자. 무엇이 보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