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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법원 판사도 직원들도 놀란 수상한 ‘소송 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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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광규 기자
기사입력 2019/03/14 [12:33]

 


# 지난해 11월 우체국 직원이 ‘법원 우편’이라면서 A씨에게 서류를 전달해주고 갔다. 충주지방법원 집행처의 이름으로 온 서류에는 ‘사건진행내역(비공개) 통고서’와 ‘법원직권강제집행 이행요구’라는 내용이었다. 법을 잘 모르는 A씨는 법원에서 온 우편물로 인해 당황하다가 법률사무소에 일하는 지인에게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다. 그런데 해당 지인으로부터 “9년동안 법률사무소 일하면서 처음보는 양식”이라면서 "위조 가능성이 있다"는 답변을 받았다.

 

# 사건진행내역(비공개) 통고서라는 내용에는 ‘이00 변호사’라는 이름으로 선임이 되어 있었다. 며칠뒤 ‘이00’ 변호사라는 이름으로 내용증명이 집으로 도착했다. 자신이 소송을 제기한 B씨의 ‘대리인’이며 민,형사 소송이 ‘사건재개’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정작 법원 홈페이지에서 ‘사건번호’를 통해 사건진행내역을 살펴봤지만 해당 내용에는 ‘이00 변호사’의 이름도 ‘변호인 선임’ 내역도 확인되지 않았다.

 

 

▲  법원에서 보내왔다는 소송서류       사진 = 시사포토뱅크

 

 

◆충주지법 집행과 “그런 서류를 보낸 사실도 없고, 법원 양식도 아니다”

 

민사소송에 휘말려 재판을 받던 A(22) 씨가 최근 겪은 어처구니없는 사건들이다. A씨 에게는 B씨가 걸어온 민사소송이 진행 중인 한 사건은 있었다. 그러나 우편으로 온 ‘사건진행내역’과 홈페이지에 있는 ‘사건진행내역’은 전혀 달랐다. 네이버 지식인에 ‘수상한 소송 서류’에 대해 문의를 했다. ‘로스토리 이실장’이라는 이름으로 된 ‘답변’에는 “집행처라는 곳은 없으며 법원은 사건처리 하느라 바쁘고 당사자들에게 소송 진행 상황을 알려줄 정도로 한가하지 않다”며 위조 가능성을 제기했다.

 

소송서류가 발송된 곳은 ‘충주우체국’이었다. 발신인은 '충주지방법원 집행과' 이었다. 지난 12일 A씨는 법원을 찾아갔다. 처음 찾아간 곳은 '집행관 담당관실' 이었다. 담당관실은 '서류 발송'은 우리가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별관 2층을 찾아가보라고 했다.

 

집행과가 있었다. A씨는 이 서류가 이 곳에서 보낸 것이 맞는지 물었다. 처음 직원 한명이 서류를 보더니 "이게 뭐죠?"라고 물었다. 8명 정도 되는 직원들은 "신기 하네" "봉투는 우리게 맞는데?" "봉투는 그냥 민원인이 달라고 하면 주기도 하잖아"등등의 대화가 오고갔다.

 

법원에서 '등기우편'을 보낸 내역을 확인할 수 있다고 했다. 법원에서 보낸 등기가 맞는지 확인했지만 법원 컴퓨터에서는 '등기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우체국 등기에는 '충주지방법원 집행과'라고 나와 있었다. 우체국 배달원은 '법원에서 온 등기'라면서 A씨에게 전달해준 사실도 있었다.

 

그러나 정작 충주지방법원 집행과는 그런 서류를 보낸 사실도 없고, 법원에서 온 양식도 아니라고 답변했다. 법원 직원에 따르면 "법원에서 보내는 우편물에는 모두 '바코드'가 있는데 이 우편물에는 '바코드'가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위조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은 해당 사건의 변론 기일이기도 했다. A씨는 판사에게 "이 자료가 여기 법원에서 보낸 자료가 맞나요?"라고 물었다. 소액 2단독 재판장은 서류를 보더니 "이거 원고 측 변호사도 한번 보셔야 겠는데요"라면서 "수사기관에 의뢰하시고, 원고에게 주의가 좀 필요할거 같다"고 지적했다.

 

 

▲법원에서 보내왔다는 소송 서류가 담긴 봉투      © 시사포토뱅크

 

 

◆SNS 연인관계 A씨 B씨....보복성 소송 사기(?)

 

A 씨는 어쩌다가 이같이 황당한 사건에 휘말렸을까? 사건은 그와 SNS상에서 사귀던 B씨가 자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A씨는 B씨와 8개월 동안 연인 관계였으나 얼굴을 단 한 차례도 본적이 없다. 최소한 연인관계라고 믿고 있었다. 인터넷 어플에서 알게 된 B씨를 알게된 A씨는 B씨의 사진만 믿고 서로 SNS를 주고 받으면서 연인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만날 기회가 있을 때마다 B씨가 피했다. 그러던 중 A씨의 직장으로 의문의 전화가 걸려왔다. 의문의 여성이 B씨를 아느냐는 문의였다. A씨는 B씨가 조금 이상하다고 말을 했던 게 전부였다. 얼마뒤 B씨는 '지인'이던 여성에게 '자신이 이상하다'고 말했다며 명예훼손으로 충주경찰서에 A씨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

 

문제는 그때부터 였다. A씨가 충주경찰서에서 고소인 조사를 받고 오자 B씨는 돌연 고소를 취하하였다. 그래서 모든 일이 끝난 줄 알았던 A씨에게 의정부경찰서에서 연락이 왔다. B씨로부터 고소를 당했으니 출석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정작 고소인 B씨는 경찰에 나오지 않았다. 사건은 그렇게 다시 종결됐다. 두 달 정도 지난후에 A씨가 일하는 직장으로 '우편물'이 날라왔다. 법원 우편물이었다. B씨는 A씨에게 또 다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변론기일이 잡혔으나 B씨는 또 다시 민사소송을 취하했다. 그리고 이번이 네 번째 소 제기였다.

 

그 사이 B씨는 A씨의 부모에게도 '민, 형사 소송'을 언급하면서 협박성 메시지를 계속해서 보내오고 있었다. 네 번째 소송이 제기되는 동안 A씨는 B씨를 만난적도 없고, 얼굴조차 모르는 상태에서 '수상한 소송서류'와 '수상한 카톡 메시지'를 계속해서 받고 있었다.

 

법을 잘 모르는 A씨는 어디에도 도움을 호소할 곳이 없었다. B씨는 A씨의 카톡으로 B씨의 주민등록등본과 초본을 보내서 위협하기도 했다. A씨의 부모는 B씨로부터 혹여나 불이익이 있지 않을까 싶어 이사를 준비 중이다. A씨는 다니던 직장도 그만뒀다.

 

한편 A씨는 결국 원고 B씨를 민,형사 고소하기로 마음먹었고, 12일 저녁 변호사를 선임했다.

 

인천의 '안재현 법률사무소' 관계자로부터 정보통신망법상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ㆍ문언ㆍ음향ㆍ화상 또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보'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또 공문서위조죄는 10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중한 범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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