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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례군, 쌀 나누던 ‘구례 고택 운조루’ 이제는 문화를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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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성
기사입력 2019/05/23 [14:07]

[신문고뉴스] 윤진성 기자 =전남 구례의 고택 운조루(雲鳥樓·중요민속자료 8호)에서 오는 25일 지역 예술인들이 모여 문화사랑방으로서 기능했던 운조루를 다시 살려내는 문화 축제를 연다.

섬진강과 지리산이 만나는 곳에 자리 잡은 운조루는 매천 황현, 율계 정기, 왕사천 등 당대의 문인들이 교유하던 사랑방이었으며, 늘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오늘날 운조루는 변방에 자리한 문화재로 고요하고 적막하다. 이제 그 고요함을 깨고 문화예술인들의 사랑방으로, 또 일상을 예술로 가꿔가는 문화생비자들을 위한 공간으로 고택 운조루는 다시 태어나고자 한다.

이번 행사 “주야장천 문화울림-운조루 뒤주가 열린다”는 구례 지역 가수 들깨시스터즈(옥수수, 신윤제)의 여는 마당 공연을 시작으로 5월 25일 낮 3시부터 저녁 9시까지 주야장천 이어진다.

신명 나는 공연에 이어 공안서당 이학규 훈장은 옛 서당 이야기를 통해 오래 전 우리가 잃어버린 문화 공유와 나눔에 대해 되새기는 강연을 펼칠 예정이며, 지역 음식문화 기획자 문승옥 노고마을 대표는 종부의 평화로운 일상 밥상을 재현해 철을 거스르지 않은 자연스러운 식사 나눔 자리를 마련한다.

이번 문화울림은 사랑채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조선 후기 남자 문인들을 중심으로 사랑채에서만 이뤄지던 예술 향유의 제한을 넘어 종부와 며느리가 생활하던 공간인 안채에서도 그 공간의 특성을 살린 전시가 진행된다.

타인능해 뒤주에서 나온 쌀 한 줌이 누군가의 밥상에서 꽃으로 피었을 모습을 생각하며 전시를 준비했다는 나예심 바느질공예작가는 ‘밥이 꽃으로 피어’라는 주제로 바느질 공예작품을 전시하며, 지난해 운조루 종부의 삶을 한지인형으로 표현했던 소빈 한지인형작가는 올해는 ‘마중물’이라는 주제로 운조루 두 번째 한지인형전을 선보인다.

이와 더불어 함경록 롤링필름 대표는 운조루에 찾아오는 사람들을 관찰하여 얻은 영감으로 운조루 영상물을 제작해 발표할 예정이어서 그 결과물이 기대된다.

이번 행사가 펼쳐지는 운조루는 1776년(영조 51년)에 지어져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국가지정 문화재가 된 고택으로 풍수 명당과 나눔의 정신으로 유명한데, 그중에서도 ‘타인능해(他人能解)’라는 글귀가 쓰인 뒤주는 ‘누구나 열 수 있다’는 뜻처럼 마을에 배고픈 사람은 누구나 와서 쌀을 가져가도록 했던 운조루의 넉넉한 인심을 보여줘 운조루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그 유명한 뒤주가 이번 행사를 맞아 마당으로 나올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쌀을 나누던 문화는 사라졌지만 시혜자와 수혜자의 구분을 떠나 예술을 통해 한데 어우러지는 한마당을 상징한다고 한다.

행사를 기획하고 마련한 지리산씨협동조합 임현수 대표는 “이곳 운조루에서 문인들이 영감을 얻고, 각종 작품들이 탄생했듯 운조루 문화 울림이 앞으로도 계속 퍼져나가기를, 또 더 많은 구례 지역민이 일상을 문화예술로 꽃피우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이번 문화 행사는 전남문화관광재단의 남도문예르네상스 사업의 일환으로 지리산씨협동조합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전라남도, 전남문화관광재단이 후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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