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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사건제조' 기술로 한명숙·신계륜·김재윤·신학용 잡았나?

[편집위원장 칼럼] KBS 시사직격으로 본 ‘사건재조처 검찰’...아직도 눈감고 있는 한통속 언론이 부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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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두만 편집위원장
기사입력 2020/10/10 [17:57]

9일 KBS는 시사고발프로그램 ‘시사직격’을 통해 한국 검찰의 민낯의 일부를 드러나게 했다. 그런데 이와 관련된 리뷰는 물론 해설기사도 10일 우리 유력 언론들에는 없다.

 

조국, 윤미향, 추미애, 라임, 옵티머스 등과 관련된 ‘의혹’들은 누군가 [단독]을 터뜨리면 그 단독의 뒤를 이어 우후죽순마냥 거의 전 언론사가 받아쓰기 식으로 보도, 포털사이트 언론창을 도배하다시피 하는데 유독 9일 시사직격 관련 기사는 거의 없다시피 하다.

 

그렇다면 9일 방송된 내용 자체가 언론이 관심을 놓아버려도 되는 사안일까? 아니다. 시사직격은 2015년 당시 한국의 정치와 검찰을 손아귀에 넣고 주무른 한 검은 커넥션을 고발했다.

 

▲ KBS 시사직격 화면 갈무리  


결론부터 말하면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만든 문화계 불랙리스트에 오른 한 국회의원을 향한 기획수사를 고발한, 일반인도 여타 언론에게도 충격적인 내용이다. 

 

검찰이 청와대 하명을 받는 수사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사건제조(?)를 통해 당시 야당 소속의 3선 국회의원이자 국회 환경노동위 위원장이던 신계륜. 같은 당 3선의원이자 문체관광위원장을 지낸 신학용, 그리고 또 3선의 현혁인 김재윤 의원 등을 기소했다는 의혹을 고발한 때문이다. 

 

이들 3인은 2014년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김민성(본명 김석규) 전 이사장에게 입법로비로 돈을 받은 혐의를 받아 모두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되어 징역형을 마쳤다.

 

그러나 이들 모두는 사법적 단죄 기간인 징역형 형량을 채우고 출소한 뒤에도 억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검찰 수사에 의혹을 제기하며, 유죄 확정에 결정적 증거였던 김 전 이사장의 진술이 거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시사직격은 이날 ‘Made in(메이드인) 서울중앙지검(직역하면 제조처 서울중앙지검이다)’이란 아주 노골적 타이틀로 제조처 서울중앙지검이 어떻게 사건을 ‘제조’하여 상품으로 ‘판매’하는지를 방송, 믿기 어렵지만 믿지 않을 수 없도록 했다.

 

이날 방송에서 KBS는 특히 검찰이 보관기간이 지나 확보할 수 없는 CCTV영상을 어떻게 ‘확보’하는지, 사실상 증거능력이 없는 영상을 어떻게 증거로 활용했는지 아주 상세히 추적했다.

 

예를 들면 특정인을 잡기 위해 그를 엮을 수 있는 인물을 미리 설정, 그 인물의 범죄혐의를 수사한다는 목적으로 그의 뒤를 캐지만 사실상 타킷은 그 인물이 아니리 검찰이 목적한 특정인 뒤를 캐는 식이다.

 

이에 대해 이날 제작진은 신계륜 의원과 김 전 이사장이 호텔 로비에서 만난 CCTV 영상과 김재윤 의원과 김 전 이사장이 서울종합예술학교에서 만난 CCTV영상을 제시한다.

 

물론 그 영상들에는 김 전 이사장이 이 두 의원들에게 돈을 전달한 장면은 찍혀있지 않다. 다만 거기서 그들이 만났다는 정황이 확인될 뿐이다. 

 

그런데 사실은 변호인 또는 피고인 측에서 이 영상의 불법성을 알았다면 이 영상은 정황증거 능력도 없는 쓸모없는 영상이었다. 하지만 검찰은 피고인이나 변호인 측에서 거기까지 파고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이 영상을 증거로 제출했고 검찰의 작전은 통했다.

 

즉 검찰은 신계륜 의원과 김재윤 의원의 뇌물수수 사건을 입건하고 수사를 개시하기 전에 이미 이들 의원을 타겟으로 행적을 추적한 영상을 확보했다는 말이다. 

 

검찰이 입건 후 수사를 개시했을 당시는 CCTV영상은 삭제되고 없을 시기였다. 그런데 검찰은 영상 보관기관이 지나기 전, 즉 삭제되기 전에 미리 관련영상을 확보하는 제조기술을 선보인 것이다.

 

또 이날 방송을 보면 김 전 이사장은 자신이 뇌물을 줬다는 의원들에게 “검찰 수사를 받을 당시 ‘짜여진 틀’로 인해서 어쩔 수가 없었다”고 말하고, 사죄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그 짜여진 틀이 무엇이냐고 추궁하는 의원들의 다그침에 끝내 입을 닫았다.

 

더 중요한 것은 시사직격이 "검찰이 이들 의원들을 잡기 위해 김 전 이사장과 ‘악의적’으로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유죄협상)’을 한 흔적이 보였다는 것"을 지적한 부분이다.

 

시사직격에 따르면 김 전 이사장은 앞서 자신이 이사장으로 있는 서울종합예술직업학교(현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의 학생 등록금 등 교비 56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그런데 결론부터 미리 말하면 이 사건으로 김 전 이사장은 검찰 소환 이후 1년 6개월이 지나서야 집행유예 2년을 받았다.  검찰이 기소한 그의 최종 횡령액은 48억 8천 여 만원. 그런데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상 횡령액이 50억 이상일 경우 징역 3년의 실형이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법원은 그에게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며 이후 검찰도 피고측도 항소하지 않아 형은 그대로 확정되었다.

 

▲ kbs 시사직격 화면 갈무리     

 

이것은 과연 우연이었을까. 시사직격에 의하면 검찰은 김 전 이사장 횡령혐의 수사과정인 압수수색에서 현금 3억 원과 법률개정에 관해 국회의원 보좌관과 주고받은 문건들을 확보했다.이후 검찰은 김 전 이사장에게서 이들 국회의원에게 뇌물을 공여한 사실을 인정하는 자술서를 받았다.

 

그리고 이를 근거로 사건을 뇌물수사로 전면 전환한 뒤 해당 국회의원들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언론들은 대서특필했으며 이후 검찰은 결국 이들 의원들을 모두 형사처벌는 결과를 얻어냈다. 하지만 유독 뇌물공여자인 김 이사장에겐 뇌물공여죄에 대해 기소초자 하지 않았다.

 

이날 방송은 그래서 이 사건 관련 수천 장에 달하는 공판조서와 증거기록들, CCTV 영상, 당사자 국회 출입내역, 통화기록까지 샅샅이 들여다보았음을 전하면서 마지막으로 이 사건 핵심에 자리한 김기춘 비서실장의 지시가 적힌 고 김영한 청와대 민정수석의 비망록을 비췄다.

 

‘故 김영한 민정수석 비망록’. 그 속에는 청와대의 김기춘 비서실장의 '문화계 블랙리스트 안의 현역의원 신계륜 이름이 '윤이상 평화재단 이사장'이란 직위와 함께 '조치' 지시사항이 구체적으로 담겨있었다. 이런 하명이 기록되어 있는 비망록...그 비망록이 비밀이었다.

 

결국 시사직격 2부인 대음 주 금요일 오후 10시에 나머지 의문점들이 해소될 수 있겠으나 이날 방송분 만으로도 우리는 검찰의 ‘사건제조’ 기술을 어느 정도 들여다볼 수 있었다. 

 

그런데 이처럼 드러난 검찰의 검은 흑막에 대해 우리 언론들은 이례적으로 잠잠하다. 네이버와 다음은 물론 구글을 검색해도 검찰의 ‘기획수사’ 또는 ‘사건제조’를 질타하거나 관련 후속 취재를 한 기사들은 나타나지 않는다. 철저히 묻어두기 직전을 구사하는 중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검찰에 불편한 기사를 실었다가 ‘검찰 소식통’의 ‘단독’이 끊어질 것을 의식한 검찰 출입기자의 의도적 침묵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아니면 조국 윤미향 추미애 라임 옵티머스를 고리로 검찰과 한통속으로 현 정권을 공격하려면 검찰 비리 쯤은 침묵의 카르텔을 유지하는 작전이 필요함을 경영진 또는 데스크가 공유하고 있을 수도 있다.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너무 참담하고 씁쓸하다. 지금의 괴물 검찰을 만든 것은 결국 언론이란 말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언론의 자세는 이번의 패배만이 아니라 앞으로도 수없는 처절한 패배로 이어질 것이어서 더욱 입맛이 쓰다. 그런 의미에서 언론 종사자로서 부끄럽고 참담하다. 한국 검찰이 이대로는 안 되지만 한국 언론도 이대로는 안 된다. 

 

이쯤해서 독일의 목사이자 신학자인 마르틴 뉘밀러의 시 한편이 떠오른다. 뉘밀러는 방관이... 무소불위 권력에 대한 방관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한편의 처절한 시를 남겼다.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사회민주당원들을 가두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회민주당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덮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다. 

그 다음에 그들이 유대인들에게 왔을 때,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다.

그들이 나에게 닥쳤을 때는, 나를 위해 말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여기서 하나 더...이 사건을 수사한 수사 책임자는 임관혁 검사였음을 시시직격은 공개했다. 그리고 다음 2부 방송에서 임 검사와 관련된 ‘기획수사’를 더 공개할 수 있음도 내비쳤다.

 

2008년 이명박 집권초기, 임관혁 검사는 수원지검 특수부장으로 경기도 고양시 등 재개발조합 비리수사를 전담했다. 당시의 수사 타겟은 야당 유력 정치인 한명숙. 

 

한명숙 전 국무총리는 당시 경기도 고양시에 사업 주소를 둔 한신공영 고 한만호 대표에게 불법 정치자금 9억 원을 수수했다는 이유로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이 확정되어 실형 복역을 마쳤다.

 

▲ 뉴스타파 메인회면 갈무리 


그러나 지난 6월 뉴스타파는 고 한만호 씨가 한 전 총리에게 옥중에서 쓴 것으로 알려진  “제가 모함했습니다”라는 편지를 입수 공개했다. 그리고 당시 공개된 편지에 따르면 한 씨는 자신의 사건에서 검찰의 회유와 추가기소 압박을 못 이겨 허위진술을 했다고 말했다.

 

고백의 핵심은 '추가 기소의 두려움과 사업 재기를 도와주겠다는 검찰의 약속 때문에 검찰 수사 과정에서 한 전 총리에게 불법정치자금을 줬다고 허위로 진술했다'는 것. 이 또한 검찰이 악의적으로 ‘플리바게닝'(Plea Bargaining·유죄협상)’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임 검사는 이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으로 ‘영전’했으며 곧 바로 김기춘이 찍은 신계륜 등을 엮는 솜씨도 보였으나 이 재판은 핵심적인 증거였던 김민성의 진술 속에서 객관적인 정황에도 맞지 않는 모순점들이 발견되었다.

 

그는 또 2015년을 뒤흔든 정윤회 문건 사건에서 정윤회의 국정농단을 기록한 문건은 ‘허위’로 정윤회는 무혐의, 이를 공개한 전 청와대 행정관 박관천 경정은 유죄로 징역형을 살게 한 실적도 있다. 하지만 이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건'으로 박근혜가 몰락하자 친박 측에서는 “당시 문건수사만 제대로 되었어도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없었을 것”이란 후회도 나왔다.

 

검사 임관혁은 이후 승진에서 물을 먹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과 1부장을 연이어 지냈으나 부산으로 안산으로 돌면서 검사장 승진에 탈락했고 지금은 서울고검 검사로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의 위세가 등등할 때 윤석열 검찰의 세월호 특수단장으로 "이번 수사가 마지막이 될 수 있도록 백서를 쓰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했지만 어떤 흔적도 남기지 못하고 현재의 지위로 좌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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