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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만여명 장기 거주불명자 직권말소, 선거구 획정 등 후폭풍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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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휘
기사입력 2021/04/02 [01:11]

 

 

행정안전부와 지자체가 진행한 장기 거주불명자 사실조사에서 12만여명의 주민등록이 직권 말소 처리됨에 따라 선거구 획정이나 지자체의 직무유기 논란 등에 대한 후폭풍이 예고된다.

 

거주불명자 등록 제도는 국민의 기본권을 사실상 박탈당한채 유령 국민으로 살아가던 주민등록 말소자의 권리를 회복시키기 위해 2009년 도입된 제도로, 시행 1년 뒤 기존의 무단전출 주민등록 말소자를 거주불명자로 일괄 전환 시켜 투표권과 복지 수혜 권리 일체를 회복시킨 바 있다.

 

그러나 거주불명등록제도가 시행된지 오랜 시간이 지나면서 실제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주민등록이 유지되고, 투표율에 영향을 미치는 등의 문제가 제기되어 2017년 정부에서 행정서비스 이용내역이 없는 장기 거주불명자의 주민등록을 말소하는 법령을 제정하겠다고 발표하였고, 지난해 뒤늦게 통과되어 올해 1월 주민등록 거주불명 사실조사를 시작하였다.

 

행정안전부에서는 우선 5년 이상의 장기간동안 거주불명자로 등록된 '장기 거주불명자'를 식별한 뒤, 행정서비스 이용 내역이 있는지를 살펴 시군구에 통지하고, 시군구와 읍면동에서 추가적인 사실조사를 거쳐 주민등록표를 정리하였다.

 

조사결과 전체 행정서비스 이용내역이 없는 장기 거주불명자는  20만2111명으로 파악되었고, 이 가운데 12만187명의 주민등록이 말소되어 59.5%의 말소율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따라 전국의 거주불명자는 2021년 2월 40만1411명에서 3월 28만4632명으로 29.1% 감소했다.

 

이러한 장기 거주불명자가 주민등록인구에서 제외됨에 따라, 거주불명자와 재외국민을 포함한 2021년 3월의 주민등록인구는 세종특별자치시를 제외한 모든 시도에서 감소하였다.

 

전체 인구에 대한 주민등록 말소자의 비율은 지자체와 읍면동에 따라 차이가 있어, 선거구 획정 등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또한 인구 감소에 민감한 시군이 말소 처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는 의구심이 제기될 수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서울의 원도심인 종로구와 중구의 인구합이 2021년 2월까지는 선거구 기준인구로 제안되는 인구중 가장 인구범위가 낮은 방식인 '평균인구수 방식'에 의한 상하한선을 넘겼으나, 2021년 3월부터 상한선을 넘기지 못하여 선거구가 무조건 합구되고 성동구는 다시 갑을로 분구될 것으로 보여 22대 총선 선거구 획정에 결정적인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평균인구수 방식은 선거구 평균 인구 상하 ⅓의 범위에서 국회의원 선거구를 정하는 방식이다.

 

또한 서울 중구가 그동안 거주불명자 방치를 통해 21대 총선에서 유리한 선거구를 획정한 것 아니냐는 문제, 그리고 서울 중구나 포항시와 같이 인구 감소에 민감한 시군이 말소 처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종로구의 2월 대비 3월 거주불명자 감소율은 34%로 타 지자체와 큰 차이가 없지만 서울 중구에서는 3.1%에 불과했으며, 인구 50만 사수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포항시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거주불명자 감소율이 3.13%에 불과했다. 원도심 행정통합 논의와, 선거구를 중구성동구을에서 종로구중구로 재조정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는 서울 중구와, 인구 50만명 사수를 위해 노력하는 포항시가 거주불명자 말소 처리에 소홀하였다는 의구심이 제기될 수 밖에 없게 된다. 

 

또한 서울 원도심에 다른 서울 지역보다 거주불명자가 많이 주소를 두고 있는 것을 살펴볼때, 장기 거주불명자를 미리 정리할 수 있었다면 2019년 1월을 기준인구로 했던 21대 총선 선거구 획정이 달라졌을 가능성이 있어 게리맨더링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여야는 동두천시 연천군(14만541명)을 하한선으로 할지 김제시 부안군(13만9470명)을 하한선으로 할지 논의하다가, 종로구 중구가 합구되는 것을 피하고자 양측의 주장보다도 상하한선을 낮추어 13만 9천명을 하한선으로, 상한선을 27만 8천명으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2019년 1월 당시 서울 종로구와 중구에 거주불명자가 8393명에 달한 것에 비춰볼때 장기 거주불명자가 2019년 이전에 미리 정리되었다면 종로구 중구의 인구 합은 여야가 생각한 선거구 상한선을 넘지 못해, 공직선거법 원칙에 따라 성동구가 갑을로 분구되고 종로구와 중구가 합구되어야 했을 확률이 크다.

 

설령 거주불명자를 미리 정리하지 못했더라도 종로구 중구의 인구 상당수가 유령인구였음을 고려해 21대 총선 선거구 획정 당시 종로구와 중구가 합구되는 상하한선으로 획정하였어야 하는것 아니냐는 비판을 여야가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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