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파업 전공의 의사면허 취소"...법조인 "대통령실 초법기구 아냐"
신고은 기자   |   2024-02-11

[신문고뉴스] 신고은 기자 = 대통령실이 파업 등 집단행동 조짐을 보이는 의료계를 향해 의료법에 따른 업무개시명령 발동이나 면허 박탈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그러자 의사출신이자 변호사인 한 대학교수가 "대통령실은 초법적 기구가 아니다"라는 반박을 내놨다.

 

서울대병원 등 빅5 병원 중 서울성모병원을 제외한 빅4 병원(서울대병원, 서울 세브란스병원, 아산중앙병원, 서울 삼성병원)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설 이후 파업 등 단체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앞서 지난 8일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들이 파업에 나설 경우 업무 개시명령과 면허 취소 가능성에 대해 “이를 검토하고 있고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아직 집단행동이 발생하거나 현실화하지 않았다”면서도 이같이 말했으며, 다만 수술실과 응급실 등 필수의료 최전선에 있는 전공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설 연휴에도 설득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러나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8일)까지 ‘빅5’ 병원(서울대, 세브란스, 서울아산, 삼성서울, 서울성모) 중에서 서울성모병원을 제외한 4곳의 전공의들이 파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수련 병원들의 의견을 취합해 설 연휴 마지막 날인 12일 온라인 총회에서 파업 여부를 결정한다. 

 

한편 이에 대해 의사이면서 변호사인 박형욱 단국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주임교수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련뉴스를 링크하고는 "빅5중 4곳 전공의가 파업한다니 대통령실에서 '의사면허 취소를 검토'한다고 한다"며 "대통령실이 초법적 기구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 박형욱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링크한 기사 캡쳐본     

 

이날 박 교수는 정부의 의사면허 취소 사유에 대해 "면허 취소 사유는 의료법 제65조"라며 "제1호부터 제8호까지 있는데 집단행동을 사유로 면허를 취소한다는 규정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복지부가 내린다는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불응은 면허취소 사유도 아니다"라며 "다만,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10호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때”에 해당하여 1년 이하의 면허 정지 사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연세의대를 졸업한 예방의학 전문의이자 변호사 보건학 박사인 박 교수는 대통령 보건복지비서관실 행정관, 보건의료인 행정처분심의위원회 위원, 故신해철 의료감정조사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한 뒤 현재는 단국대 의대에서 주임교수로 일하고 있다.

 

다음은 이날 박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 전문이다.

 

빅5중 4곳 전공의가 파업한다니 대통령실에서 “의사면허 취소를 검토”한다고 한다. 대통령실이 초법적 기구가 아니다. 

 

면허 취소 사유는 의료법 제65조다. 제1호부터 제8호까지 있는데 집단행동을 사유로 면허를 취소한다는 규정은 없다. 복지부가 내린다는 업무개시명령에 대한 불응은 면허취소 사유도 아니다. 다만, “의료법 제66조 제1항 제10호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때”에 해당하여 1년 이하의 면허 정지 사유에 해당한다. 

 

업무개시명령 불응시 어느 정도의 면허 정지를 하는지는 의료관계행정처분에 아예 규정되어 있지 않다. 다만, 의료인이 아닌 의료기관이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경우 15일의 의료업 정지처분을 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이를 고려하면 전공의가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경우 아무리 크게 잡아도 1-2개월의 면허 자격 정지를 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런데 전공의들이 1-2개월 면허 정지 받으면 좋지. 합법적으로 병원을 떠날 수 있으니까. 복지부가 한 번 면허정지 해봐라. 

 

물론 업무개시명령 불응시 복지부가 형사고발을 할 수는 있다. 그런데 그에 대한 판단은 사법부가 결정하는 것이지 대통령실이 검토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그리고 업무개시명령 불응시 징역형(의 집행유예형이나 선고유예형)이 선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왜냐하면 누구를 강제하고 압박한 것도 아니고 자신이 거부하겠다는 데 그것을 위반했다고 징역형을 선고한다고? 그런 것을 징역형으로 선고한다면 수많은 범죄에 징역형을 선고해야 할 거다. 

 

앞서 언급했듯이 의료기관이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경우 불과 15일의 의료업 정지처분을 할 뿐이다. 이런 정도의 행정처분을 하는 의무를 위반했다고 징역형을 선고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2020년 복지부는 국시를 거부한 의대생에게 끝까지 불이익을 주었다. 그런데 업무개시명령을 위반한 전공의를 고발했다가 취하했다. 왜 그랬겠나? 끝까지 가봤자 기껏 벌금형 얼마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별거 아닌 게 드러나는 것보다는 양보하는 척 하면서 취하하는 게 좋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어쨌건 이 모든 것은 대통령실이 아닌 사법부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다. 대통령실이 검토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실도 너무 잘 알 것이다. 전공의가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다고 복지부가 전공의 면허 취소할 수 없다는 것을. 대통령실 법무비서관실은 저런 황당한 멘트가 나가지 않도록 미리 검토도 하지 않나? 정부 입장에서 아무리 파업을 억제해야 한다고 하지만 저런 식으로 과도하게 협박하고 그러면 안 된다. 

 

일반인도 아닌 법조인 검사 출신이 대통령이다. 그런데 대통령실이 법적 근거도 없이 전공의들 면허 취소하겠다 협박하고 공갈치면 대통령 욕보이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자유를 위한 여정을 한다는데 법적 근거도 없이 면허 취소를 검토하겠다고 언론에 떠들면 되겠나? 한국의 대통령은 전공의들에게 강제노동을 시키고 면허를 취소한다고 협박하나? 전세계적인 비웃음을 받을 일이다. 

 

<관련조항>

의료법 제65조(면허 취소와 재교부) ①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할 경우에는 그 면허를 취소할 수 있다. 다만, 제1호ㆍ제8호의 경우에는 면허를 취소하여야 한다. 

  1. 제8조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 다만, 의료행위 중 「형법」 제268조의 죄를 범하여 제8조제4호부터 제6호까지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2. 제66조에 따른 자격 정지 처분 기간 중에 의료행위를 하거나 3회 이상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경우

  2의2. 제2항에 따라 면허를 재교부받은 사람이 제66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3. 제11조제1항에 따른 면허 조건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4. 제4조의3제1항을 위반하여 면허를 대여한 경우

  5. 삭제 <2016. 12. 20.>

  6. 제4조제6항을 위반하여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

  7. 제27조제5항을 위반하여 사람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위해를 발생하게 할 우려가 있는 수술, 수혈, 전신마취를 의료인 아닌 자에게 하게 하거나 의료인에게 면허 사항 외로 하게 한 경우

  8.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제5조부터 제7조까지에 따른 의료인 면허 발급 요건을 취득하거나 제9조에 따른 국가시험에 합격한 경우

제66조(자격정지 등) ①보건복지부장관은 의료인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면(제65조제1항제2호의2에 해당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1년의 범위에서 면허자격을 정지시킬 수 있다. 이 경우 의료기술과 관련한 판단이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는 관계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 결정할 수 있다. 

  1. 의료인의 품위를 심하게 손상시키는 행위를 한 때

  2. 의료기관 개설자가 될 수 없는 자에게 고용되어 의료행위를 한 때

  2의2. 제4조제6항을 위반한 때

  3. 제17조제1항 및 제2항에 따른 진단서ㆍ검안서 또는 증명서를 거짓으로 작성하여 내주거나 제22조제1항에 따른 진료기록부등을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추가기재ㆍ수정한 때

  4. 제20조를 위반한 경우

  5. 삭제 <2020. 12. 29.>

  6. 의료기사가 아닌 자에게 의료기사의 업무를 하게 하거나 의료기사에게 그 업무 범위를 벗어나게 한 때

  7. 관련 서류를 위조ㆍ변조하거나 속임수 등 부정한 방법으로 진료비를 거짓 청구한 때

  8. 삭제 <2011. 8. 4.>

  9. 제23조의5를 위반하여 경제적 이익등을 제공받은 때

  10. 그 밖에 이 법 또는 이 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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